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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스타트업 스토리

겟어웨이 - 숲 속의 미니 오두막

by 연필라떼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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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어웨이 웹사이트>

 

디지털 디톡스 들어보셨나요? 디지털 디톡스는 핸드폰, 인터넷 등 우리를 둘러싼 최첨단 기술과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 압박을 해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2015년 하버드 출신의 두 남자 피트 데이비스(Pete Davis)와 존 스태프(Jon Staff)는 (Getaway)라는 숲 속 작은 캐빈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숙박 비즈니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얘기를 던졌어요.

 

1. 겟어웨이의 시작 

겟어웨이의 공동 설립자 존 스태프는 어린 시절 특별한 집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배 위에서 살기도 했고 운영하던 가게 지하실에서 산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하버드를 다닐 때는 도서관에서 몰래 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에게 집이란 좁아도 필요한 것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둘은 삶의 질을 다루는 회사 전문 벤처 캐피털 펀드인 L 캐터턴(L Catterton)을 찾아갔습니다. 핸드폰을 끄고 숲으로 들어가 흙을 밟고 곰을 만나기도 하며 자연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시끄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스트레스와 압박을 낮추는 법에 대한 이들의 설득에 L 캐터턴은 1,500만 달러를 투자하게 됩니다. 

 

 데이비스는 겟어웨이를 실리콘 밸리의 반대라고 얘기합니다. 실리콘 밸리가 우리 세계를 더 가까운 방식으로 연결하고 있다면 겟어웨어는 현실과의 단절, 나 자신 혹은 내 옆 사람과의 깊은 대화에 대한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겟어웨이는 보스턴, 뉴욕, 워싱턴, 엘에이,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멀지 않은 산속에 약 20여 개 정도의 캐빈을 세웠습니다. 일상 탈출 기분을 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먼 거리에 있지만 주말에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가깝기도 합니다. 캐빈들은 60m 이상 떨어져 있어 아주 조용하고 프라이빗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예약 후 캐빈이 배정되고, 캐빈에 들어갈 수 있는 비밀번호를 받아 대면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숲 속 조그만 캐빈은 192평방 피트, 6평도 채 되지 않습니다. 커다란 통장이 눈에 띄는 조그만 통나무 집은 작지만 우리가 며칠밤을 보내는데 부족함 없이 필요한 모든 것이 있습니다. 둘이 자도 넉넉한 침대가 있고 샤워시설이 있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주방 공간에는 싱크대와 미니 냉장고, 다양한 조리도구와 조리대가 있습니다. 집 앞에는 모닥불을 피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고 피크닉 테이블과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그릴도 있습니다. 하이킹 코스도 있고 산책하다 보면 수영장과 폭포도 만날 수 있습니다. 모든 걸 다 갖춘 캐빈이지만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와이파이입니다. 이용객들은 책과 보드게임을 가져와 캄캄한 밤 시간을 보냅니다. 피트와 데이비스가 그리던 바로 그 모습처럼 말입니다. 

 

2. 겟어웨이의 성장 

겟어웨이는 하나의 작은 캐빈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캐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피드백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5개월치 주말 예약이 찼고 첫 4달의 모든 날도 거의 매진될 만큼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현재 겟어웨이는 미국의 25개 지역에 수백 개의 캐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에만 머무르던 2020년, 겟어웨이는 예약이 150% 증가해 점유율이 거의 100%에 달했습니다. 2018년 이후 600% 성장하며 2021년 시리즈 C 투자금으로 4,170만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당시 누적 투자금은 8천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겟어웨이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여행에 대한 수요를 확인했고 실제 점유율의 증가를 보면서 콜럼버스, 그린빌, 세인트루인스, 밀워키, 인디애나폴리스, 신시내티 등 9개의 새로운 지역을 추가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도 개발했습니다. 캠핑장에서 좀 더 자연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확인해 겟어웨이 캠핑장을 도입한 것입니다. 캠핑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캐빈 같은 편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별 바로 아래, 별을 바라보며 잠을 잘 수 있습니다. 


2023년이 시작되면서 새해 계획을 세우는 분들도 많았을 겁니다. 블로그나 유튜브로 엿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핸드폰 보지 않고 혹은 스크린 타임을 줄이겠다는 계획이 눈에 띄었습니다. 우리 모두 우리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을 압니다. 피곤함에 힘겨운 출근을 하면서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고 다짐하지만 스마트폰의 유혹에 무너지고 마는 날들이 수두룩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보면 이런저런 원리로 우리의 뇌가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기사를 읽을 때마다 겁이 나고 반성하지만 이미 너무 습관이 되어버렸죠.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우리는 많은 즐거움을 얻습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예쁘고 멋진 물건들 쇼핑도 합니다. 하지만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끊을 수 없을 만큼 재미있는 영상을 보느라 눈도 침침해지고 어깨도 결립니다. 잠도 자야겠고 영상도 봐야겠고 몸과 마음이 바쁘죠. 친구들과 채팅은 재미있지만 가끔은 끊임없이 울리는 카톡 알림 소리가 귀찮기도 합니다. 근무 중 나를 찾는 메시지가 오면 그저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쇼핑은 재밌지만 최저가를 찾기 위해 열심히 검색하는 것도 일종의 노동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묶여있을까요. 인터넷이 없으면 뭘 할 수 있을지 두렵지만 실제로는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저는 여행지에서 핸드폰을 소매치기당한 적이 있어요. 경찰서에서 사고 경위서도 쓰고 다소 마음이 안정된 후 식사 자리에서 저는 그날 처음으로 음식에만 집중했어요. 밥이 나오면 사진을 찍고 밥 먹다 말고 메시지에 답을 하고 또 다음 카페는 어디를 갈까 검색을 하느라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지 않았거든요. 와이파이가 켜지지 않는 숲 속의 작은 캐빈. 커다란 나무들과 깨끗한 햇빛으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곳으로 1박 2일짜리 도망을 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너무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유니콘, 데카콘 같이 무서운 규모로 성장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쉼과 온라인 대신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연결 시간을 마련해 준 겟어웨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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