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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스타트업 스토리

올버즈 - 실리콘밸리의 운동화

by 연필라떼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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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투자하고,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헐리우드 배우 엠마 스톤이 사랑하는 운동화가 있습니다. 국내 출시 후에는 정용진 부회장이 신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올버즈(All Birds)입니다. '스타 신발', '실리콘밸리 신발' 같은 별명으로도 유명한 올버즈는 뉴질랜드 출신의 축구선수와 재생 에너지 전문가이자 엔지니어가 합작해 만든 친환경 운동화 브랜드입니다. 2015년 설립 약 7년 만인 지난해에는 나스닥 상장에도 성공하며 운동화 시장에서 '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지속 가능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실리콘밸리가 반한 심플한 디자인, 편한 착화감, 그리고 지구를 위할 수 있는 운동화를 찾고 계신다면 함께 올버즈에 대해 알아볼까요. 

 

allbirds website

 


 

1. 올버즈의 시작 - 메리노 울을 사랑한 축구 선수와 재생 에너지 전문가의 만남  

뉴질랜드 축구 선수였던 팀 브라운(Tim Brown)은 선수 시절 후원 업체로부터 끊임없이 운동화를 지원받는 것이 정말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메리노 울(양모)이 왜 신발에는 사용되지 않는지도 궁금해졌습니다. 뉴질랜드에서 메리노 울은 모든 곳에 쓰였으니까요.

 

2012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그는 영국으로 건너가 석사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뉴질랜드 양모 산업에서 신발 개발을 위한 연구비용을 받았습니다. 재생 에너지 전문가인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와 팀을 이뤄 신발을 만드는데 적합한 양모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개발한 천연 소재를 사용해 더 편하고 단순한 운동화를 만들었습니다. 

 

뉴질랜드는 사람들이 살기 전 포유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날지 못하는 새들이 많다고 합니다. 천적이 없다 보니 날개가 퇴화하며 진화한 것입니다. 뉴질랜드의 상징 새인 키위를 포함한 토착 새들은 공격 걱정 없이 땅으로 내려와 먹이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는 한대 200여종 새들의 안식처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살기 전까지 말입니다. 여기서 착안한 이름이 올버즈입니다. 뉴질랜드에 살았던 모든 새처럼 가볍게 걷고 싶은 마음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2. 타임지가 인증한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 울 러너 

신발을 만드는 데 특화된 양모 개발한 성공한 뒤 제조 과정까지 완성한 둘은 2016년 3월, 첫 번째 제품 울 러너(Wool Runner)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팀이 축구 선수 시절 운동화의 디자인이 불필요하게 다양하고 과하다는 생각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들은 시즌마다 새로운 운동화를 출시하거나, 다양한 제품을 동시에 출시하는 시스템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울 러너 하나에 집중했습니다. 약 27번의 수정을 통해 세상에 선보인 울 러너는 타임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편안한 신발이라는 평가를 받게 됩니다. 당연히 올버즈는 모든 마케팅에 이 메시지를 사용하였고 편안한 신발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올 러너는 사람 머리카락의 약 20% 얇기의 실로 만들어진 양털로 만들어집니다. 양털도 부드러운데 얇게 뽑아 만든 실로 만들었다니 얼마나 부드러울까요? 통기도 잘 되고 흡수성도 좋아 냄새도 잘 나지 않습니다. 양말을 신지 않아도 편하게 신을 수 있습니다. 운동화의 밑창 역시 스위트폼이라는 올버즈가 자체 개발한 소재를 사용합니다. 사탕수수를 가공해 만들었다고 하네요. 거기에 신발 끈은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들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 자연 친화적인 소재, 거기에 최고의 편안함까지 가진 운동화인데 사랑받지 않을 이유가 없어보입니다. 

 

3. 인스타그램 마케팅의 정석 

올버즈는 제품 출시 전부터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한 달에 약 40만 달러~50만 달러가 마케팅에 쓰였는데 이는 전체 예산의 약 20% 수준이었습니다. 출시 한 달 전부터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올버즈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 운동화를 만들어지는지 다양한 콘텐츠로 소개했습니다. 유머러스한 영상 제작은 물론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의 소셜미디어 인플루엔서들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블로그나 팟캐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제작, 배포했습니다. 제휴 프로그램도 대성공을 거두며 소셜미디어에는 올버즈에 대한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술과 제품을 바탕으로 올버즈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일종의 커뮤니티가 생긴것 입니다. 마케팅과 홍보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 올버즈는 첫 번째 제품 출시 5일 만에 약 12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더 주목할만한 올버즈의 소셜마케팅은 바로 고객의 의견을 실제 제품에 반영, 이를 다시 소셜미디어의 콘텐츠로 활용한 케이스입니다. 예를 들면 남성용 운동화로만 출시된 제품의 여성용 출시를 바라는 수잔의 인스타그램 어카운트를 태그하여, 마치 올버즈가 수잔의 요청을 듣고 실제로 행동에 옮긴 것을 알렸습니다. 소비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브랜드의 모습을 홍보하는 기회도 놓치지 않았죠. 실제로 올버즈가 수잔의 코멘트를 보고 제품 출시를 결정한 것이 아닐지라도 이런 브랜드의 모습에 소비자는 더 열광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4. 세계 최초 지속 가능 상장(Sustainable Public Equity Offering) 기업 

올버즈는 지난 8월 세계 최초 지속 가능 상장(SPO) 기업으로 나스닥 상자에 성공했습니다. SPO 상장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회사의 미션, ESG 등급, 인력이나 지배구조 등에 대한 기준을 까다롭게 심사해 결정한다고 합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올버즈는 양털, 사탕수수 등 친환경 소재와 함께 페트병을 재활용해 신발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올버즈는 신발 한 켤레를 만들고 버리는 데까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다른 운동화와 비교해 30%나 적다고 합니다. 특히 올버즈는 사탕수수로 스위트폼(미드솔에 사용되는 소재)을 만드는 기술을 공개해, 업계를 뛰어넘는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스위트폼은 브라질의 그린 에너지 회사와 합작하여 개발한 소재로 기존의 석유화학 제품을 대체할 혁신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벌써 100여개의 기업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버즈는 미국 비영리단체 '비랩' 이 선정한 친환경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상장 심사 당시 올버즈는 매년 적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해마다 그 손실이 더 커졌었죠. 하지만 친환경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관심이 늘어나고, 충성 고객과 고객의 평균 지출 증가가 높게 평가되며 상장에 성공했습니다. 

 


올버즈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이를 담은 제품과 메시지가 커뮤니티를 어떻게 단단히 형성하고 브랜드와 함께 성장시키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지속 가능성은 우리 모두에게 점점 더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고 올버즈는 패션 분야에서 그 선도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의 동물 권리협회 '페타(PETA)'가 동물복지 농장으로 인증받은 곳에서도 여전히 동물 학대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한 후 올버즈에 울 대신 유칼립투스 나무로 만든 섬유처럼 비건 소재들을 사용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완벽하지 않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올버즈는 패션 업계에 지속성장성이라는 화두를 제대로 던진 기업입니다. 소비자들도 함께 지속성장성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그 논의에 참여한다면 페타의 주장처럼 언젠가 운동화 한 켤레를 만드는데 동물의 어떤 것도 필요치 않은 그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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