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제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타트업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바로 '밀리의 서재'입니다. 수많은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대여할 수 있는 7살 도서 구독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 대해 알아볼까요.
1. '밀리의 서재'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밀리의 서재'는 웅진씽크빅 전 CEO 서영택 대표가 2017년 론칭한 국내 최초 전자책 구독 플랫폼입니다. 서영택 대표는 웅진씽크빅 대표로 있으면서 아동용 책과 디지털 콘텐츠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 서비스 '웅진북클럽'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데요, 아동용 북클럽에서 '밀리의 서재'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서영택 대표가 책 읽기를 어려워했다고 점입니다. 서재 앞에 꿀 '밀', 마을 '리' 즉, '꿀이 흐르는 마을'을 붙인 이유 역시 바로 독서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 서재 -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미션을 담은 것입니다. 나만의 서재를 만들어 다양한 책을 읽고, 또 책을 읽은 뒤 마음에 담은 구절이나 감상을 다른 유저들과 공유하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달콤한 마을 말입니다.
그래서 밀리의 서재의 첫 번째 타깃 고객은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들보다는 서영택 대표처럼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입니다. 책을 읽고 싶지만 아직 서툰 사람들에게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일종의 도우미 같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한 편 보는 것도 쉽지 않을 만큼 바쁘고, 집중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고, 짧은 영상 콘텐츠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책 한권을 읽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죠. 반면 새해 계획을 세울 때마다 독서는 빠지지 않는 국민 목표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짐이라고 해야 할까요. 누구에게나 숙제 같은 것이 바로 독서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바로 이런 모두를 위해 시작됐습니다.
2. 독서 초보들을 위한 '밀리의 서재'의 독특한 콘텐츠
밀리의 서재가 서비스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은 어떻게 사람들이 책을 잘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도서 구독 플랫폼으로써 좋은 책을 다양하게 보유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단순히 읽을 수 있는 책이 많다고 해서 책은 안 읽는 사람이 책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밀리의 서재는 독서에 대한 관점을 바꿨습니다. 독서를 꼭 눈으로 한 권을 다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발상의 전환을 했습니다. 책 한 권을 30분 분량으로 요약해 유명 인사들이 읽어주는 '리딩북' 서비스나 카카오톡 같은 채팅 형식으로 책을 읽는 '챗북'이 바로 그렇게 탄생한 콘텐츠입니다.
요약본이긴 하지만 30분이면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으니 성취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텍스트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여차하면 놓치기 쉬운 오디오북의 단점도 상쇄했습니다. 리딩북으로 먼저 책 내용을 파악한 뒤 전자책으로 다시 한번 책을 읽는 이용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특히 '이기적 유전자', '사피엔스', '역사의 역사', '어떻게 살 것인가' 등 분량이 많고 읽기 어려운 책들은 리딩북으로 먼저 접할 수 있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런칭 초기 모델이던 배우 이병헌, 그 외 여러 배우나 유명인들이 직접 녹음한 리딩북으로 화제를 모으며 출시 1주일 만에 1만 5천명의 사용자를 획득했습니다.
최근에는 이용자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익 모델 '내가 만드는 오디오북'과 '3분 리뷰'를 선보였습니다. 이용자가 직접 오디오북을 제작하거나 영상 독서 후기를 제작해 구독 수에 따라 수익을 얻는 상품입니다.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서 보다 주도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는 이 콘텐츠 역시 많은 이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인기 콘텐츠는 바로 밀리 오리지널 입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을 동시에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기 작가들과 협업해 밀리의 서재에서 먼저 선보인 뒤, 몇 개월 후 기성 출판사를 통해 재출간하는 방식입니다. 기존 구독 서비스보다 조금 비싸지만 두 달에 한 번 작가들의 신간이 담긴 한정판 종이책을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전자책에 대한 관심을 종이책으로까지 연결하고, 출판사들과의 상생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특히 대형 서점에서는 오리지널 종이책 판매를 하지 않고 작은 동네 서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백영옥 작가의 '안녕, 나의 빨강 머리 앤', 김영하 '작별 인사', 황보름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김초엽 '지구 끝의 온실' 등이 밀리 오리지널로 사랑받았습니다.
3. 밀리의 서재, 전자책을 넘어 멀티미디어 플랫폼을 꿈꾼다
밀리의 서재는 현재 1500여곳 출판사를 파트너로 두고 12만권의 독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구독자는 약 5백만명입니다. 2016년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밀리의 서재는 넷플릭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며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2021년까지만 해도 145억원의 영업손실이 있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2021년 매출의 70%를 달성하며 같은 기간 10억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2022년에는 매출 482억, 영업이익은 41억까지 기대했습니다. 매년 40%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매출을 1천억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밀리의 서재는 2021년 KT그룹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지니뮤직'에 인수된 후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자책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책을 바탕으로 오디오북, 챗북, 드라마까지 2차 콘텐츠까지 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10월 이미 지니뮤직과 함께 밀리 오리지널 대표작 중 하나인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오디오 드라마로 선보였습니다. 밀리의 서재가 직접 기획한 전자책이 밀리의 서재 내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로 가공되고, 또 종이책으로 출판된 뒤 오디오 드라마로 콘텐츠가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준 케이스입니다. 밀리의 서재는 앞으로도 이용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기획부터 다양한 형태로 제작해 이용자들이 독서를 하며 여러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저도 밀리의 서재를 3년째 이용하고 있습니다. 책 한 권만 읽어도 월 구독료의 가치가 있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궁금하지만 1만 3천원 정도를 주고 구입까지 하면서 읽을만한 책인지 잘 모르겠는 책들은 그냥 지나치게 되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밀리의 서재는 별로일까봐 구입하지 않고 읽지 않을만한 책들도 읽어볼 수 있게 해줍니다. 어차피 무료니까요. 취향에 맞지 않거나 막상 내게 필요한 내용이 거의 없는 책을 돈 주고 구입했다면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한 책들이어도 밀리의 서재로 읽으면 부담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나의 새로운 취향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목이나 표지, 내용에 대한 선입견으로 지나칠뻔한 좋은 책을 발견할 수도 있고요. 밀리의 서재때문에 제 일상은 더욱 편하고 즐거워졌습니다. 새해에 책을 더 많이 읽겠다는 계획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즐겁게 책 읽으며 밀리의 서재의 성장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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